이야기는 꿈이다. 할 수 없는 일, 만날 수 없는 존재, 갈 수 없는 곳, 넘어설 수 없는 나, 이 모든 게 이야기 속에서는 가능태가 된다. 지루한 오후 어느 날, 언니의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훔쳐보는 대신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간 앨리스처럼,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세계와 만난다. 이야기로 스며들어가 꿈을 품고, 이야기 속에서 꿈을 만나며 이윽고 이야기 밖으로 나오며 성장한다.

오래된 이야기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법률이나 시효가 지나버린 미제사건이 아니다. 오래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잊지 못한 꿈이고, 그 안에는 무언의 힘이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애타게 하는 갈증이자 그 갈증을 해결해줄 마르지 않는 샘이다. 이야기 샘의 깊이는 그 안을 들여다보는 이의 시선의 깊이와 비례한다. 그리하여 오래된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시선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된다.

이제 오래된 이야기가 아르데코 7321과 함께 책장을 떠나 여행을 시작했다. 당신이 외딴 시골집에 홀로 있는 도로시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지루한 오후를 보내는 앨리스든, 도시 한복판의 안락한 침대에서 잠잘 준비를 하는 웬디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오래된 이야기의 책장 밖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고, 벌써 당신의 문 앞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똑똑똑- 하고.

지금 이 순간 서랍, 가방, 혹은 창 밖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귀 기울여 보길. 그리고 오래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꿈을 만나고 여행할 준비가 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문을 열어 아르데코 7321의 이야기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라. 바로 지금!

<오즈의 마법사>

작가 소개 L. 프랭크바움(1856-1919)

1856년 뉴욕에서 태어난 바움은 배우, 신문기자, 점원, 외판원 등의 직업을 거쳐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마흔 살이 되어서야 시집과 동화책을 쓰기 시작한다. 1898년 <거위 아버지 : 그의 책>이라는 동시집으로 큰 성공을 거둔 후 1900년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출판한다. 아이들에게 오즈의 후속편을 써달라는 편지를 산더미 같이 받은 바움은 플로이드 에이커스, 로라 반크로프트, 수잔 메트콜프라는 필명으로 10대들을 위한 14권의 오즈 시리즈를 집필한다.

줄거리

어느 날 도로시는 회오리 바람에 실려 오즈의 나라에 도착한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는 것! 오즈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시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 도로시는 여행길에서 생각할 수 있는 뇌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은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를 얻고 싶어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나 함께 흥미진진한 여행길에 오른다.

작가 바움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미국의 농민과 노동자들의 민중운동이 금융 및 산업 자본가들에 의해 몰락하는 과정을 그려내고자 했다. 허수아비는 농민을, 양철공은 도시의 노동자를 상징한다. 겁쟁이 사자는 1896년 대통령 후보였던 브라이언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그는 행동보다 말만 앞서는 정치가였다. 이들은 토네이도(강력한 정치 바람) 때문에 길을 잃은 순박한 시골처녀 도로시와 여행을 한다.

모험을 떠난 그들은 동쪽의 마귀 할멈(미 동부의 금융 자본가)과 서쪽의 마귀할멈(서부의 철도 산업가)을 물리치고 난쟁이 먼치킨을 구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줄 강력한 권력을 지닌 마법사(당시 미국 대통령 맥킨리)를 동경하며, 서로가 각기 다른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갖는다. 모험을 하며 사자, 허수아비, 양철공은 결국 그들이 원하던 것(용기, 뇌, 심장)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그들에게 잠재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마법사는 단지 그것을 스스로 끌어낼 자신감을 심어 준 것뿐이었다.